mother-of-pearl
잘 설명할 수는 없으나 그것이 엄마 화첩의 난(蘭)이나 할아버지가 식사에 맞춰서 한 잔씩 마시던 집에서 담근 매실주 술잔같은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늘 나의 한계로 생각해왔던 부자연스러움이 아니라, 장식장 한켠에 놓여있어서 냄새를 맡으며 탐냈던 외조부모님의 외국 나들이 기념품, 삼나무 보석함같은 것이었으면 좋겠다. 유년 시절의 기억은 좀약과 먼지 냄새로 가득한, 귀한 물건을 아무렇게나 넣어둬서 더 이상 정리가 불가능하게 되어버렸던 그 골방과 같기도 한데, 나는 아마도 그 모시와 같은 섬세함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지 못할 것이다. 바다는 여전하겠지만, 전복 껍데기, 자개의 번쩍거림이 가시기도 전에 사람들은 세월에 삭아간다.
by viai | 2009/10/17 01:12 | 트랙백 | 덧글(0)
농담 센스의 장염

1. 농담 센스에도 병같은 게 있나? 까칠한 영국 개그 외에는
속에 걸려서 아무 것도 안 넘어간다.

2.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을 도서관 갔다 우연히 집어들고 덜덜 떨면서 읽은 게
요새 들어 두 번째(오해가 있을까 봐 말해두자면 호러라서가 아니라 너무 잘 써서다.)

3. 이글루에 내가 주로 남기는 글의 형태가 트위터나 미투데이에 어울릴 것만 같은 단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그럭저럭 여기는 웹상에서의 내 본거지인 셈이라 아마 나는
유행따라서 트위터 등을 만든다고 해도 거기에 쓰는 글과 여기에 쓰는 글이 분리될 것 같다.
텀이 길어도 여기에 오래 눌러앉아 계속 운영해왔다는 점만은 내 마음에도 든다. 
 
4. 최근에 주변에서 들은 Diss목록.
 
- 너는 그거(이토준지 만화책) 보면서 빵이 넘어가니?(넘어 갔다는 게 문제같다.)
- 네가 쓴 패러디의 모 캐릭터는 말이지, 여자의 무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다는 점에서 독톡해.
(그 캐릭터는 남자다.)
- 자네는 영미권 보다는 북유럽권 정서가 확실히 더 어울린다.

5. 옷이 아니라 무대의상을 구입하는 것 좀 그만둬야 하는데.

by viai | 2009/10/10 18:39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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