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야기 레퍼런스

0.  에피그라프는 셰익스피어의 겨울이야기, 마말리우스 왕자와 허마이오니 왕비의 대화장면에서 따왔다. 마말리우스 왕자는 아버지가 질투에 미쳐 어머니를 내쫒자 슬픔때문에 죽고 만다. 왕자의 죽음을 시작으로 왕은 자기의 행동을 뉘우치기 시작한다. 그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겨울에는 '어두운'이야기가 어울린다.

1. 제일 큰 아이디어를 따온 건 박 연 작가님의 단편만화 '고스트 베이비'. 유령들이 주워다 키운 소녀와 산속의 별장에서 만난 소년이야기였다.

2. 정지용 시인의 '유리창'과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눈 밭에 총살당하러 끌려나가는 젊은 군인의 심리를 다룬 단편이 이미지에 많이 도움을 주었다. 대한민국의 국어교육의 혜택이다. 이마 이치코의 백귀야행에 나오는 에피소드인 '눈길'을 보면서도 비슷하다고 생각했긴 했는데, 이때는 이미 장면들은 결정난 다음이었다.

3 ABE문고 '일곱 개구장이'에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 마을'과 '죽은 사람이 건너가는 강'에 대한 모티브가 나온다.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전설인지는 전혀 들어본 적 없다.

4. 명멸의 첫 대사는 어디서에선가의 차용이다. 그런데 그건 내 의도가 아니었다. 작문 수업시간에 과제로 나온 문장이 저 빨간 커튼과 창문에 대한 외침이었고,나는 저걸 시험 과제로 써서 냈었다. 그 수업시간에 저 과제로 나온 다른 글 중엔 상상을 뒤어넘는 명작이 꽤 있었다(...)

5. '나의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란 단편을 보면 아침에 일어나서 바깥 풍경을 쳐다보고 있는 꼬마가 나온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글 다 쓰고 나서 본거라서 작가랑 싸우고 싶었다. 글 자체는 개그 단편으로 무척 코믹하다.

6. 수많은 차용과 인용에도 불구하고, 에피소드들과 겨울 풍경 묘사는 내 개인 경험이 상당히 들어가 있다. 상습적으로 귀신을 보던 건 친구이야기고, 94년 겨울 우리 동네에는 폭설에 가까운 눈이 내렸었다.

7. 스케이트 보드는 '크로우'의 사라에 대한 오마쥬라고 해 두자 :)

by viai | 2009/07/02 16:12 | 트랙백 | 덧글(2)
드래그 미 투 헬(Drag me to hell)


1. 메피스토 펠레스가 바이올린을 켜면서 낄낄거리는 방식으로 최대 피치...라는 Djuna의 평이 딱 어울렸다. 지옥의 불길 위에서 축제를 벌이는 소악마들...

2. 저주를 건 사람은 가난한 집시 독거노인, 저주에 걸린 대상자는 뚱뚱하고 편모슬하인 시골 여자아이라는 과거를 딛고 직장과 연애를 통해서 기득권에 진입하려고 발버둥치는 젊은 처녀, 그 아가씨와 승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라이벌은 재수없는 아시아계 남자. 여주인공에게 초자연적인 부문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은 전부 WASP엘리트인 정신과 의사 남자친구에게 불신의 눈길을 받는 수상한 히스패닉계 주술사들. 유쾌한 오락영화지만 이런 계층 구성이 결국 낮은 계급에 있는 사람들끼리 물고 물리는 악순환을 떠올리게 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했다.

3. 화장실 호러와 틀니 공격, 양심의 갈림길 등을 보두 극복해내고 저주의 코트 단추를 집시 할머니의 입속에 쳐넣어(!)주기 위해 무덤파고 달려드는 순간의 크리스틴은 영화 초반의 기죽고 얌전떠는 아가씨에서 벗어나 여전사의 면모마저 보여준다. 눈부신 여행길에 오르기 직전까지 크리스틴은 거의 인생에서 승리를 거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결국에는 반전에 의해서 지옥으로 끌려가는 운명에서는 벗어나지 못하지만, 크리스틴의 운명을 아주 냉담하게도, 너무 감정이입하게도 하지 않은 감독의 거리조절에 찬사를 보낸다.

by viai | 2009/06/29 11:47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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