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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bid(4)
판사는 잠시 이야기를 멈춘 루케니에게 질문했다. "그는 어떻게 엘리자베트 황후가 도착했다는걸 알려주었나?" "신문이었소!" "제네바의 신문들 중에 하나가 엘리자베트 황후가 그 도시를 방문한 것에 대해서 대서 특필 했소. 그녀는 보 리바쥬 호텔에 묵을 예정이라는 것까지 나와 있었소." "그날은 언제였소?" "1989년 9월 10일. 무척 아름답고 화창한 날이었소." "그리고 나선 어떤 일이 있었소?" "몰라서 묻소? 엘리자베트 황후를 죽였소!" "그게 당신 이야기의 끝이요?" "아니, 아직 조금 더 이야기 할 것이 남았소. 그리고 당신 역시 내가 여기서 이야기를 마친다고 해도 만족하지 않을 거요." "그 이전에 법정은 당신의 증언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는걸 말해 두어야겠소. 루이지 루케니." "뭐가 문젭니까? 비역질 하는 이야기는 믿지도 못하겠다는 거요?" 루케니의 말에 판사는 가볍게 코웃음 치며 대꾸했다. "날 뭘로 보는 거요! 내가 이 자리에 이때껏 있으면서 그런 얘기를 한 두번 들었는 줄 아시오? 하지만 사랑이니, 죽음이니 동화에 나올것 같은 현실성 없는 이야기를 재판장에서 진지하게 생각하라는건 무리요. 좋소. 계속해 보시오. 일단 들어는 주겠소." "귀하신 시간을 내서 들어주신다니 퍽이나 고맙구려. 내가 만약 그대로 그냥 죽었다면 들을 이야기가 줄었을 테니 당신에게는 정말 좋은 일이었을 거요. 나도 그러길 바랬었소... 아무튼 내 이야기를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런 의미에서 저승의 이 심판제도는 결말이 어떻게.." "됬소, 그 이야기는 안 하기로 12년전에 이미 약속하지 않았소? 또 그 건에 대해서 건드리진 말아주었으면 하오. 이야기나 계속 하시오. 그나저나 만약 당신이 한 증언이 사실이라고 할 때 왜 이제까지 버티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지 않으려고 했는지 의문이요. 그 점만을 보아도 지금 당신이 하는 이야기를 믿을 수 있겠소?" "거기엔 ...이유가 있었소." "어떤 이유요?" "기껏 100년만에 사실대로 말해줄 마음이 들었는데 구미에 맞지 않는다고 입닥치라는 법정에 더 해줄 말은 없소!" "대답하시오, 루이지 루케니!" 루이지 루케니는 입을 다물었다. 재판정안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않았다.재판장이 다시 한 번 입을 열어 피고를 재촉하려고 할 때, 방청석 뒷쪽에서 밝은 남자 목소리가 질문했다. "내가 증언을 한다면 그의 말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나?" 재판장안의 이목은 일제히 질문이 날아왔던 곳을 향했다. 질문의 주인공은 금발의 젊은 남자였다. 재판장의 어두컴컴한 조명아래서도 그의 금발은 인상적일 정도로 밝게 빛났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코트 자락을 펄럭이면서 방청석을 가로질러 재판장의 중앙, 재판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이들이 자신을 볼 수 있는 곳까지 내려왔다. "당신은 누구요?"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당신! 그의 얼굴도 모르면서 저승의 판사노릇을 이때껏 해왔단 말이오?" 기가 막히다는 듯이 대신 대답한 것은 루케니였다. "모르오" "죽어본 적도 없다는 거요? 태어난 적도 없고??" "난 14세기에 죽었소. 그때 나는 피사 대학의 법대 교수였고 흑사병으로 죽었었는데, 나를 에레보스로 데리러 왔던 죽음은 저런 인물이 아니었소.죽음의 춤 그림에서 보던 것 같은 검은 누더기를 걸친 해골이었는데, 머리에는 에메랄드와 항금으로 만든 뱀이 아로새겨진 왕관을 쓰고 있었소.그는 또한 기다란 나무 노를 스스로 잡고 나와 다른 죽은자들을 강가로 건네줬소." 시대에 뒤떨어진 퇴물 같으니라고, 루이지 루케니는 투덜거렸다. "루케니!" "알겠소." "당신은 저 남자가 누군지 알고 있소?" "...소개하겠소." 루케니는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나 앞에 놓인 책상에 올라가더니 갑자기 들어온 남자를 한껏 손을 들어 정중하게 가리키며 외쳤다. " 아텐치오네! 좌중에 계신 존경하는 재판장 님과 그 외 모든 죽은자 여러분." "...죽음 폐하께서 납셨습니다." 죽음이라고 소개받은 남자는 자신에게 주목한 사람들에게 가볍게 고개를 까딱해 보이며 시선에 답했다. "무슨 일로 이제와서 나타난 거요?" 소개를 마친 루케니는 남자에게 이를 갈며 물었다. "나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으니 들으러 왔다. 그 동안은 나완 상관 없는 이야기들 뿐이라 오지 않았었지." "개새끼!" "증인과 피고! 재판 중에 개인적인 잡담은 금지되어 있소." "내 증언을 받아들이겠다는 거로군." "당신이 진짜 죽음이라는 것만 증명할 수 있다면 받아들이겠소." "여기 와있는 많은 죽은자들이 이미 그렇다는걸 인정하고 있소." "그렇다면 증인! 피고가 당신에 대해서 주장하고 있는 바가 사실임을 증명겠소? 당신이 그녀의 죽음을 사주했다는?" "가장 짧게 대답하려면 뭐가 좋을지 모르겠군. 그래, 이렇게 말하면 되겠소? 나는 그녀를 사랑했었소." "그 외의 사실들도 인정하겠소?" "글세, 그가 나에 대해서 정확히 뭐라고 했는지 다 듣지는 못했으니 그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고 허언을 한다면 충분히 반박하겠소. 그정도면 되겠소?" 판사는 이젠 말 안 듣는 피고도 모자라서 은근슬쩍 자신에게 불리한 이야기를 회피하는 증인까지 등장한 것에 깊은 유감을 느꼈으나 그들의 성실치 못한 답변 태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말하는 바가 어느정도 진실이라는것은 알 수 있었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사실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이야기를 계속하시오, 루이지 루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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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dA/...나도 고등학교 담..
by viai at 11/16 기억력은 원래 안 좋아서. 일.. by zendA at 11/15 w님/ 왠지 그나마 루케니가 .. by viai at 11/03 그렇다면 다행. 난 만약 당신.. by Hell at 10/28 Hell/ 저 목록은 정말 불쾌했.. by viai at 10/28 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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