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her-of-pearl
잘 설명할 수는 없으나 그것이 엄마 화첩의 난(蘭)이나 할아버지가 식사에 맞춰서 한 잔씩 마시던 집에서 담근 매실주 술잔같은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늘 나의 한계로 생각해왔던 부자연스러움이 아니라, 장식장 한켠에 놓여있어서 냄새를 맡으며 탐냈던 외조부모님의 외국 나들이 기념품, 삼나무 보석함같은 것이었으면 좋겠다. 유년 시절의 기억은 좀약과 먼지 냄새로 가득한, 귀한 물건을 아무렇게나 넣어둬서 더 이상 정리가 불가능하게 되어버렸던 그 골방과 같기도 한데, 나는 아마도 그 모시와 같은 섬세함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지 못할 것이다. 바다는 여전하겠지만, 전복 껍데기, 자개의 번쩍거림이 가시기도 전에 사람들은 세월에 삭아간다.
by viai | 2009/10/17 01:1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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